지식 9

라이프 게임: AI도 생명체가 될까?

생명 게임, 살아 있다는 생명체로써의 '나’라는 것은 무엇일까1970년, 영국의 수학자 콘웨이는 라이프 게임(Game of Life)을 고안했다. 수학자라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수식은 전혀 없고, 간단한 몇 가지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게임은 초기에 설정된 입력값 만으로 그 이후의 경과가 완전히 결정되는 형태다. 생명 혹은 살아 움직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만드는 흥미로운 게임이다. 무한히 많은 사각형(이것을 ‘세포’ 라고 부르기로 하자)이 있고, 그 사각형(세포)의 좌우상하대각선 방향의(즉, 사격형 세포의 4개의 면과 4개의 꼭짓점에 맞닿아 있는) 8개의 사각형(세포)의 상태에 따라서, 그 세포가 ‘살아’(켜짐, 즉 On) 있거나, ‘죽어’(꺼짐, 즉 Off) 있게 된다..

지식 2025.05.11

플랑크 시간: 플랑크 시간만큼 살 수 있다면

살고자 했으나 죽고, 죽고자 했으나 살아난중3. 남자아이. 소심하지만, 같은 학교의 좋아하는 동급생 여자아이의 관심을 얻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로 죽는다. 살아야 할 의미와 의지가 충만하였지만 뜻하지 아니한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소년이 남긴 일기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경혜 소년은 살고자 했으나 죽었다. 죽고자 했으나(수면제 4통을 먹었다) 죽음에 실패하고 정신병원에 감금된 후 삶의 의미를 새롭게 찾은 스물넷 살 여자도 있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죽음은 태양에게도 온다죽음은 누구에게나 온다. 영원할 것 같은, 이미 50억 년을 살아온 태양도 새로운 50억 년이 더 지나면..

지식 2025.05.09

구골플렉스: 순식간은 찰나보다 100배 긴 시간이다

상상조차 어려운 큰 수구골플렉스(googolplex)라는 수(number)의 단위가 있다. 10의 구골 제곱(10구골)을 나타내는 수인데, 이때 구골 이라는 수는 10의 100제곱을 뜻한다. 구골플렉스를 숫자만 사용해서 제곱 형태로 표기하면 10의 위첨자로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가 된다. 구골플렉스가 얼마나 큰 숫자이냐 하면, 제곱 사용 없이 자연수만으로 표기하고자 숫자 0을 1초에 1개 속도로 적는다면, 모두 적는데 우주 나이(138억년)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정도이다. 인터넷 검..

지식 2025.05.05

여름과 겨울: 우리는 서로 충분히 가까운 거리에 있다

가까움이 뜨거움의 이유는 아니다 - 지구와 태양 이야기모닥불 가까이 다가가면 뜨거워지고, 멀어지면 차가워진다. 그런데 태양과 지구의 관계는 이런 경험적 직관에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북반구의 겨울이 여름보다 추운 이유는 겨울이면 지구가 태양과 더 멀어지기 때문이 아니다. 북반구의 겨울은 여름보다 오히려 태양에서 5백만 킬로미터쯤 더 가깝다. 지구 지름이 1만 킬로미터보다 조금 큰 것을 생각해 보면 5백만 킬로미터는 꽤 긴 거리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지구와 태양사이의 평균거리가 1억 5천만 킬로미터인 것을 고려해 보면, 여름과 겨울의 거리 차이는 고작 3%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즉, 계절의 온도 차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 변화 때문이 아니라는 뜻이다. 북반구의 여름이 겨울보다 뜨거운..

지식 2025.05.02

불확정성 원리: 양자역학이 알려주는 사랑의 법칙

과학이 철학에게과학은 종종 철학보다 더 깊이 인간을 이해하게 만든다.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지는 않았지만, 현대 물리학의 양자역학에서 얘기하는 불확정성 원리(움직이는 물체의 속도와 위치를 동시에 정확히 확정할 수는 없다)나 상보성의 원리(상호 배타적인 것은 상호 보완적이다), 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시간과 공간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시공간으로써 하나의 개념이다)은 인간의 사유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개념 없이 철학을 논하는 것은 현대 세계의 중요한 통찰을 빠뜨리는 셈일 것이다. 양자역학은 사랑의 법칙에도 통찰을 준다. 불확정성원리와 상보성의 원리가 특히 그렇다. 먼저 불확정성 원리를 보자. 무게(정확히는 질량)가 아주 아주 작은 원자의 세계에서는 어떤 물체의 '위치'와..

지식 2025.05.01

열역학법칙: 의지의 방향으로 내딛는 노력

보존되는 에너지, 분산되는 에너지과학에서 기본 중의 기본 법칙은 열역학 제1법칙이 아닐까 싶다. 닫힌 공간에서 에너지는 형태가 바뀔 수는 있지만 그 총합은 언제나 동일하다는 ‘에너지 보존 법칙’ 말이다.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법칙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은두 가지다. 첫째, 외부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가져오지 않는 한, 내가 가진 에너지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배우지 않으면) 나는 정체된다. 둘째, 특정 부문에 에너지를 쏟으면 다른 곳에 줄 수 있는 에너지는 그만큼 줄어든다. 따라서 매일 매일의 에너지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방향성있게 투여되어야 한다. 무질서로 흘러가는 세상열역학 제2법칙도 물론 있다. 고립된 계의 엔트로피는 감소될 수 없다는 법칙이다. 달리 설명하자면, ..

지식 2025.04.30

무리수: 1과 2 사이의 무수히 많은 수, 그리고 루트2

작은 무한대, 사랑의 시작불치병을 갖고 있는 남녀청춘의 사랑을 다룬 영화 안녕, 헤이즐> 에서 소녀 헤이즐은 소년 어거스터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라고 영화 소개글에서 읽었어요). “0과 1 사이엔 수많은 숫자가 있어요. 0.1, 0.12, 0.112…, 무한대로 많죠. 저는 제게 주어진 숫자보다 더 큰 숫자를 갖고 싶어요. 내 사랑, 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우리에게 주어졌던 작은 무한대가. 넌 내게 한정된 나날 속에서 영원함을 줬어.” 누구나 한정된 시간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그 시간이 실제로 얼마만큼 남아 있는지 알지 못한 채로 살아갑니다. 때로는 헤이즐처럼 자신의 남은 시간을 다른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정확히 알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한정된 시간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지식 2025.04.29

양자역학: 네가 나를 본다는 것의 의미

숲 속 나무와 슈뢰딩거의 고양이익숙한 이야기 하나. 깊은 산속에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졌다.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를 아무도 듣지 못했다. 나무가 쓰러질 때 소리가 났던 것일까? 이 단순한 질문에 양자역학은 독특한 답을 내놓았다. 존재는 관찰될 때 비로소 확정된다는 것이다. 관찰이 없을 때 상태는 중첩(superposition)되어 있고, 관찰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결정된다. 삶과 죽음이 중첩되어 있는 ‘슈뢰딩거 고양이’가 유명한 예이다. 빛의 입자-파동 이중성돌멩이를 호수에 던지면 물결이 일어난다. 이때 돌멩이는 입자(particle)이고, 물결은 파동(wave)이다. 태양 빛이 입자냐 파동이냐 하는 문제는 물리학계의 오랜 난제였다. 뉴턴은 빛이 파동의 성질을 갖고 있음을 알고는 있었다지만, 본인의 뉴..

지식 2025.04.27

그레고리력: 365.25일과 365.2422일이라는 작은 차이

다시 봄, 그리고 1년 365일벚꽃이 또다시 어김없이 피고 졌다. 봄이 돌아왔다. 또 한 번의 1년이 시작되었고 곧 여름으로 지나갈 것이다. 1년… 1년이라는 시간 간격은 지구가 춘분점에서 출발하여 태양을 한바뀌 돌아서 다시 춘분점으로 돌아오는 동안 걸린 시간이다(코페르니쿠스 이전에는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 한바퀴 도는 시간이 1년이었을 테고). 고대부터 인간은 시간을 측정하려 했다. 1년이라는 단위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주기, 즉 회귀년을 기준으로 삼는다. 1년은 365일이다. 아니다, 지구가 태양을 한바퀴 도는 시간이 정확히 365일이면 좋을 텐데, 이 지구라는 녀석이 어정쩡하게도 태양을 한바퀴 도는데 365일 하고도 한나절(0.25일)쯤 더 걸린다. 즉, 지구의 공전주기(1회귀년)는 약 36..

지식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