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철학에게
과학은 종종 철학보다 더 깊이 인간을 이해하게 만든다.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지는 않았지만, 현대 물리학의 양자역학에서 얘기하는 불확정성 원리(움직이는 물체의 속도와 위치를 동시에 정확히 확정할 수는 없다)나 상보성의 원리(상호 배타적인 것은 상호 보완적이다), 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시간과 공간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시공간으로써 하나의 개념이다)은 인간의 사유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개념 없이 철학을 논하는 것은 현대 세계의 중요한 통찰을 빠뜨리는 셈일 것이다.
양자역학은 사랑의 법칙에도 통찰을 준다. 불확정성원리와 상보성의 원리가 특히 그렇다. 먼저 불확정성 원리를 보자. 무게(정확히는 질량)가 아주 아주 작은 원자의 세계에서는 어떤 물체의 '위치'와 '속력(정확히는 운동량)' 두 가지 모두를 동시에 정확히 알 수는 없다는 원리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 이다. 즉, 물체의 위치를 더 정확히 측정하면 할수록 그 물체의 속력에 대한 오차가 커지고, 반대로 속력을 더 정확히 측정하면 할수록 위치에 대한 오차가 커진다.
무슨 말인지 어렵다.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일 때에만 의미가 있는 상대성이론처럼, 원자의 세계에 비하면 무게(질량)가 엄청 무거운 인간 세상에서는 불확정성원리가 무시되어도 되기 때문에 사실 현실 세계에서는 이해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불확정성 원리가 사랑에게
그런데 우리의 사랑은 어떨까? 내 사랑 그대 마음속의 내 위치와, 그대가 내 마음속으로 다가오는 속력, 이 둘 모두를 정확히 알 수는 없는 것일까? 물론 있다. 불확정성원리를 무력화시키려면 어떻게 하면 된다고 그랬나? 그래, 바로 무게를 늘리는 것이다. 무게가 무거운 세상에서는 불확정성원리가 무시가능한 수준이 된다 하였으니,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의 무게를 늘리면 그대 속 내 사랑의 위치와 그대가 내게 다가오는 속력 그 둘 모두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물론 농담이다)
내 사랑 그대가 궁금하신가?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의 무게를 늘려라. 불확정된 그 모든 것이 명확히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주의: 사랑의 무게가 아니라 몸의 무게를 늘릴 경우, 모든 것이 안갯속 국면처럼 흐릿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
상보성 원리가 사랑에게
상보성의 원리(Complementarity principle)는 어떨까? 보석이 흔하게 발견된다면 그건 이미 보석이 아니다. 보석의 제1 속성은 희소성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파생되는 생각 몇 가지.
1. 그냥 다른 게 아니라 특별나게 달라야 보석이라 불릴 수 있다. 세상의 모든 돌들이 다 다르지만, 보석은 특별히 다르다.
2. 보석이 값비싼 이유는 보석에 아름다움이라는 속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사회적으로 그것을 보석이라 부르자고 합의를 하였기 때문이다.
3. 남과 다르다는 것, 그것은 감추어야 할 것도 추구해야 할 지향도 아니라 그저 다르다는 것이다.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나는 나의 길을 살아가야 한다.
사랑할 땐 그냥 사랑
상보성의 원리를 발견한 양자역학의 대부 보어가 말한 "상호 배타적인 것은 상호 보완적이다" 라는 말을 생각하다가, 문득 보석이 생각났다. 보석과 돌멩이는 상호 배타적이고 상호 보완적인가? 삶과 죽음, 여와 남, 음과 양... 이런 모든 배타적인 것은 서로 보완적이다. 상보성의 원리는 우리 삶을 지배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너를 미워하는 마음과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미울 땐 사랑을 생각하고, 사랑할 땐 그냥 사랑하자.
@ moowool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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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확정성원리 (Heisenberg Uncertainty Principle)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는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원리이다. 독일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가 1927년에 제안했다. 불확정성 원리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측정의 한계
o 고전역학에서는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완벽히 알 수 있지만, 양자역학에서는 불가능
2. 입자의 파동적 성질
o 전자는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다. 위치를 정확히 알수록 파동성이 흐려지고, 운동량을 정확히 알수록 위치 정보가 흐려짐.
3. 진공에서도 불확정성 존재
o 입자가 없는 진공(vacuum) 상태에서도 에너지 변화(양자 요동)가 발생
4. 입자-파동 이중성과 관련
o 위치와 운동량의 관계는 푸리에 변환과 연결되며, 이는 입자의 파동함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
** 상보성의 원리 (Bohr's Complementarity Principle)
상보성의 원리는 닐스 보어(Niels Bohr)가 제안한 개념으로, 양자역학에서 한 시스템의 특정한 두 가지 성질(예: 입자성과 파동성)은 동시에 완전히 측정할 수 없으며,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원리이다. 상보성의 원리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입자성과 파동성의 양립 불가능
o 전자, 광자(빛 입자) 등 양자 입자는 입자처럼 행동할 수도 있고, 파동처럼 행동할 수도 있음
o 하지만 한 번의 실험에서 둘을 동시에 확인할 수 없음
o 예: 전자 이중슬릿 실험
- 관찰하지 않으면 전자는 ‘파동성(간섭 무늬 발생)’을 보임.
- 측정하면 전자는 ‘입자성(슬릿 하나만 통과)’을 보임.
2. 측정 방식에 따라 성질이 결정됨
o 실험 장비와 관찰 방법이 입자 또는 파동 중 어떤 성질을 드러낼지 결정.
o 즉, 입자성과 파동성은 모두 존재하지만 동시에 인식할 수 없음.
3. 불확정성 원리와의 관계
o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음.
o 보어의 상보성 원리: 실험 설정에 따라 입자 혹은 파동의 성질 중 하나만 확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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